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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택시운전사 후기 본문

리뷰/영화

영화 택시운전사 후기

도전자 YUYU 2025. 2. 7. 05:34

무슨 2025년 2월에 택시운전사 이야기를...

그렇게 됐다.

뭐, 작년의 라이언 일병 구하기에 비하면 나름 덜 미룬 편이긴 하지만

12월 초부터 봐야겠다는 결심을 내내 미루다가 이제서야...

그럼 영화 개봉 당시엔?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라...

아무튼 다른 볼 영화들도 많다 생각해서 택시운전사 자체는 별로 볼 생각이 없기도 했다.

그런 영화를 볼 결심을 한다면야 역시 미친 시국뿐일 테지...

 

이 글엔 영화 택시운전사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택시 운전사도 일종의 전기 영화이며

영화를 안 본 사람도 영화 후반부 검문에서 그냥 보내주는 건 알 정도라서...

그리고 영화에 대해 전혀 모르는 사람은 굳이 이 글을 안 볼 것 같다 ㅋㅋㅋ

 

주인공인 김만섭은 평범하지만 형편이 좋지 못한 소시민에, 돈이 되는 일이라면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드는 중년 남성...

그러나 양심이 완전히 없는 건 아니라 손해를 보면서 큰뜻을 이루는...

송강호 씨 또 이런 역할인가...

영화 포스터만 봐도 짐작이 갈 성격이었지만 또다시 너무나 잘 아는 배역이기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와버렸다.

하지만 나도 앞머리가 적당히 자란, 목까지 오는 길이의 옆머리 슬렌더 캐릭터가 무척 편해

드림주 캐릭터가 다 똑같이 생겼으니(말하자면 세이버 페이스) 송강호 씨도 자기 국밥이 편한 것일 테지...

그래도 언젠가는 여기서 벗어난 송강호 씨의 배역을 보고 싶단 생각도 있다.

송강호 씨의 김치찌개 말고 제육볶음도 무슨 맛일지 궁금한 것이다.

 

영화는 좋은 점도 아쉬운 점도 있었는데, 영화를 구매한 왓챠에서도 코멘트가 여럿 달려 있었지만

역시 후반부에 사복 경찰의 추적을 따돌리고자 광주의 다른 택시 운전사들도 협조한 장면이 좀 아쉬웠다.

지난 번 하얼빈이 클라이맥스에 별다른 액션 없이 그냥 담담하게 끝났다면

이번 택시운전사는 관객들 허전하지 말라고 클라이맥스에 액션씬 하나 넣은 게 아닌가 싶다.

딱히 원한 서비스가 아니라 그냥 애매한 미소로 받을 뿐...

 

영화를 보면서 오열하는 MBTI F 참가자처럼 눈물을 뚝뚝 흘렸는데

영화에서 대놓고 슬퍼하라고 만든 장치 자체보다는(울라고 만든 장면에 눈물 흘리면 진 기분이라서 안 울려고 함)

518의 참상이 안타까워서 흐른 눈물이 더 컸던 것 같다.

2010년도부터 일베 등을 비롯한 극우 성향 사이트에서는 광주 민주화 운동에 대한 희화화를 서슴지 않는다.

독재가 나쁘다는 것을 알면서 그 당시 독재에 저항하다 희생당한 사람들을 함부로 폭도라 부른다.

예전에 웹서핑을 하다가 독재정치가 이루어진 나라의 참상이 찍힌 사진을 본 적이 있다.

그곳에서 사람을 얼마나 죽였는지 붉게 물든 벽이 지워지지 않을 정도였다고 하는데 

광주 역시 그런 아픔이 남아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도 군사정부에선 그들을 고립시키고자 민주화 운동 참가자들을 폭도라고 몰아세웠다.

그렇게 하면 피해자에게도 어느 정도 책임을 전가할 수 있으니까..

최근에도 탄핵 찬성 시위 쪽에서 군인이 혼수상태에 빠졌단 루머가 돌아다닌 걸 봐서

반백년이 채 지나지 않았음에도 이런 치졸함은 변하지 않는구나 느꼈다.

그리고 그런 역사를 잊으려 하고 역사의 당사자들을 배척하려고 한다.

그래서 자꾸 눈물이 흘렀다.

아무도 이렇게 눈물을 흘리게 된단 말을 안 했잖아...!

 

계엄령이 내려진 1980년대 광주를 배경으로 한 영화이니 이에 대해 좀 더 말하자면...

군사독재 정부란 건 부조리의 끝판왕이라고 생각하였다.

척 봐도 비무장인 사람을 향해 망설임 없이 총을 쏘고, 다친 사람을 병원으로 데려가려는 사람들까지 쏜다.

민간인들을 향해 이렇게까지 할 이유가 없지 않나...

영화 초반에 택시 기사한테는 기름값을 안 받는다고 했는데

내가 주유소 사장이었어도 택시 기사에겐 돈 못 받았을 것이다.

내 가족, 이웃, 친구일 수 있는 사람 병원에 데려가 준다는 사람한테 받자니 마음이 별로 편치 않을 것이다.

 

가끔 가만히 있으면 괜찮을 것이라는 식으로 얘기하는 사람도 있지만 이 '가만히'의 기준은 무엇일까?

집 안에서 그저 숨죽인 채 인터넷에서 자기 의견도 표명하지 않고 현 정부에 대해 긍정적인 의견만 표현하기?

내 옆에서 사람이 죽어나가서 괴로워하는데도 나만 잘 살면 된다고 하기?

나만 잘 살면 된다는 것만큼 어리석은 생각은 없다.

인간의 마음 없이 말하자면 그런 생각은 자신의 삶마저 옭아맨다.

그런 생각을 하면 결코 나만 잘 살 수 없다. 나도 못 살게 되는데 남들은 잘 사는 것 같단 착각에 빠져 악귀가 될 뿐..

이런 말 너무 뜬금포인가 싶지만... 요즘 저런 정신으로 사는 사람도 있다 보니 안타까울 따름...

 

영화 마지막에서 피터가 여전히 김사복을 찾고 있었으며 끝내 만나지 못했고

그날의 일을 영화로 만들면서 이를 본다면 찾아와달라는 말에 속상해졌다...

김사복 씨..... 만나러 가주지.. 이미 만날 수 없는 상황이었다면 미안...

 

아무렴 좋은 얘기.. 피터는 변신소녀물의 마스코트와 비슷한 역할군이 아닌가 싶었다.

주인공과 계약을 통해 위험한 일을 시작함+다른 세계의 사람이라 말이 안 통함 > 

주인공이 미치고 팔짝 뛰든 사명감에 충실함

마지막에 서로 어떤 전우애가 쌓이는 것까지...

 

 

재밌게 본 것과는 별개로 당분간 시국 영화는 스탑...

자꾸 눈물을 쏟아내서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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